본문 바로가기

사진/사진 이야기

작품을 돋보이게 해주는 요인들

 

작품을 돋보이게 해주는 요인들 

한 사진의 의미를 사람마다 달리 해석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회화주의적 사진가들의 공모전에서 최고상을 받은 작품이라도 다큐멘터리 사진가에게는 흥미 없는 것으로 보일 수 도 있다. 그리고 도량이 좁은 풍경사진 예찬가는 누드 작품을 음란하다고 볼 수 도 있을 것이다. 

사진의 우열을 평가하는 철칙은 없지만, 좋은 작품에는 반드시 들어 있으나 저급한 사진에는 결여돼 있는 요소들은, 비교적 일반적인 차원에서, 추출, 설명할 수 있을 것 같다. 

가령, 충격이란 말을 생각해 보자. 충격은 감동을 일으키는 원인 즉 쇼크란 말과 동의어이다. 한 사진이 충격을 주면, 관람자는 무엇인가를 느끼게 된다. 즉 반응하게 되고, 정신을 차리게 되고, 웃게 되고, 슬퍼지기도 하며, 혹은 동정, 사랑, 혐오 따위를 느끼게 된다. 

 

보는 사람에게 정서적인 반응을 일으키는 사진, 즉 좋든 싫든 관심을 갖게 하는 사진은 과연 충격적인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반응을 불러일으킨 사진은 결국 목적을 달성한 셈이 되므로 “우수한 “ 사진이라 칭 할 수 있다. 반대로 정서적 반응을 불러일으키지 못하는 사진은 충격을 주지 못하기 때문에, 결국 “ 저열하다” 는 평을 받는다. 

감상의 수준은 무엇보다도 개인의 흥미와 감수성에 좌우되는 까닭에, 동일한 사진에 대하여 사람마다 각기 다른 반응을 보인다 할지라도, 충격성이야말로 한 사진이 훌륭한 자질을 갖추기 위해 없어서는 안 될 성질 중의 하나라고 생각한다. 

어째서 하나의 사진을 좋아하거나 싫어하느냐는 질문을 받았을 때, 사람들은 흔히 그 이유를 정확하게 밝히지 못한다. 그러나 그들이 하나의 사진이 좋다고 인식하는 이유는 그 사진 속에는 집중력, 충격성, 의미, 조형성 중의 일부 혹은 전부가 내포되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집중력 

사진집이나 사진잡지를 뒤적이고 있는 사람으로 하여금 문득 어느 한 사진이 마음이 쏠리도록 해주는 힘이 바로 그 사진의 강점이다. 

요즘 사람들은 사진의 범람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에, 한 사진을 두 번 다시 보게 하려면 사진을 기발하게 만들어야 한다. 물론 굉장한 사건을 찍은 사진(사진 적으로 말하면 따 놓은 당상)은 의례히 뭇사람의 주의를 집중시킨다. 

그렇기 때문에 그런 사진들은 특례라 할 수 있다. 대다수의 사진은 평범한 사진들, 사물, 장면 및 사건 ( 흔해빠진 주제 )을 대상으로 한다. 그렇기 때문에 그런 사진이 뭇사람의 시선을 집중시키지 못하면, 그것은 산더미 같은 사진 속에 묻혀 버리게 되며, 결국 헛된 기술로 끝나고 만다. 요컨대 시선을 집중시키는 힘은 훌륭한 사진의 가격 요건 가운데 하나이므로 사진가는 자기의 작품이 철저한 주목을 끌도록 창의성을 발휘해야 할 것이다. 

사진의 집중력은, 어느 의미에서는, 하나의 사진을 탁월하게 또는 기발하게 만들어 주는 특징으로 정의될 수 있다. 이것은 세 가지 방법으로 달성될 수 있을 것이다. 

평범한 주제가 시각적인 호소력을 갖도록 특별한 기술을 발휘하던가 

비범한 주제만을 포착하던가 

비범한 주제를 시각적 충격을 주는 형식으로 촬영하는 방법 등 

 

당연한 예기지만 이 세 가지 가능성 중에서 첫 번째 것은 우리가 가장 빈번히 당면하는 것이고, 세 번째 것은 가장 눈부신 결과를 낳는다. 

비범한 기법 

일반적으로 평범한 사진가는 카메라가 곧장 앞을 향하게 해 놓고 촬영을 한다. 게다가 쾌청한 날에는 대낮에 촬영하고, 실내에서는 의례히 플래시를 이용한다. 그러나 이색적인 사진을 얻으려면 그런 식으로 어프로치 해서는 안 된다. 그렇다고 해서 진기함만을 위한 진기한 접근방식을 채택하면 아니 된다. 왜냐하면 그런 식으로 제작된 작품은 “사이비 예술”로 끝나기 때문이다. 접근방법은 주제의 특성과 사진의 목적에 따라 선정되어야 한다. 

몇 가지 제안을 해보면 

공간 표현 

평범한 사진가는 표준렌즈의 조리개를 바싹 졸여 피사계 심도를 최대로 하고, 또 카메라가 곧장 앞을 향하게 한 채 사진을 찍는다. 당연히 그런 조건 하에서 촬영된 모든 사진들은 대개 비슷비슷하다. 그러한 획일성은 다음 세 가지 방법으로 피할 수 있을 것이다. 

표준렌즈로 촬영하는 대신 망원 렌즈나 광각 렌즈를 쓸 것 

아카데미한 전통에 의하면, 거리가 너무 멀어서 표준 렌즈로 찍으면 너무 작게 나오는 주제를 촬영할 때에만 망원렌즈가 쓰인다. 그리고 광각 렌즈는 주제까지의 카메라 디스턴스가 너무 가까워서 표준렌즈로는 성공적인 촬영이 불가능한 경우에만 사용된다. 그러나 망원 렌즈나 광각 렌즈는 어느 것이나 충격적인 시각효과를 창조하는 고유한 특성을 지니고 있다. 

초점거리가 긴 망원 렌즈는 흔히 일반적인 카메라 디스턴스보다 더 긴 거리를 요구하며, 표준렌즈보다 소규모의 디오토오션 (가까운 물체에 비하여 먼 물체가 유난히 축소됨 , 혹은 물체의 앞끝에 비하여 뒤끝이 유난히 축소됨 )을 일으킨다. 그런 결과 대상 상호 간의 위상관계는 더 자연스럽게 표현된다. 

반면에 흔히 표준렌즈보다 더 가까운 거리에서 사용되는 초점거리가 짧은 광각 렌즈는 일부러 디오토오션을 일으켜서 접근감을 암시하거나, 거의 초현실적인 공간관계를 형상화한다. 따라서 독창적인 사진가는 표준 렌즈 하나만으로 족한 경우에도, 망원 렌즈나 광각 렌즈를 사용하여 인상 깊은 사진을 만든다. 

 

수평 방향으로만 촬영하지 말고 다소 위 또는 아래쪽으로 촬영하여 주제를 “ 곤충의 눈” 이나 “새의 눈” 으로 본 형태로 표현하라. 물론 이런 접근 방법이 언제나 바람직한 것은 아니니, 주제의 성격과 사진의 목적에 부합한 경우에만 적용해야 한다. 특히 벌레처럼 올려다보는 촬영각도는 고도 감을 조장시키므로 사진의 주제가 길거나, 위압적이거나, 혹은 힘을 암시하는 경우에는 언제나 유리하게 활용될 수 있다. 

 

조감(鳥瞰) 촬영은 깊이를 강조하는 인상을 주거나 , 굉장히 높은 데서 내려다볼 때 느끼는 현기증을 감각케 할 뿐 아니라, 복잡한 상황을 재빨리 파악하도록 해준다. 

조리개를 최소로 하는 깊은 집점 심도를 피하고 렌즈를 다소 열어 놓고 촬영할 것 

전통에 따르면, 광량이 부족하여 작은 조리개를 쓸 수 없는 경우에 한하여, 렌즈의 조리개를 열어 놓고 촬영하라고 한다. 그러나 광량이 충분한 경우라도, 렌즈를 적당히 개방해 놓고 촬영하면, 보는 사람의 주의가 어느 한 부분으로만 집중된다. 사진에서 이 극소부 (초점심도)는 매우 선명하게 나오는 반면, 그 앞 또는 뒤에 있는 물체들은 초점이 맞는 데서 멀수록 그리고 조리개가 넓을수록 희미하게 나온다. 

선명한 부분과 흐릿한 부분 (전경이나 원경)이 대비를 이루는 이런 사진은 화면전체가 선명한 사진보다 입체감이 뚜렷하다. 그러므로 이런 효과를 잘 아는 사진 가들은 작은 조리개를 쓸 수 있는 여건 하에서도 일부러 렌즈를 적당히 열어 놓고 촬영한다. 

조명 

앞서 말했듯이, 보통 사진 가들은 대개 집 밖의 주제는 햇빛이 내리비치는 대낮에 그리고 실내의 주제는 인공광선으로 촬영한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창의적인 사진가는 다양한 조명 법을 활용한다. 각 조명법의 특성을 익히 알고 있는 그들은 이색적인 효과를 겨냥하기 때문이다. 물론 자기가 바라는 효과를 내려면 모든 조명 법을 익혀야 하겠지만, 다음 몇 가지 특수 방법을 알아두는 것만으로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산광 ( 散光) 

옥외의 산광은 안개나 구름이 덮인 흐린 하늘에서 오는 빛이고, 실내의 산광은 바운스 라이트 즉 벽이나 천장에서 일단 반사하여 오는 빛이다. 

산광은 진한 그림자를 내지 않아서 특히 인물 촬영에 적합하다. 

이른 아침과 늦은 오후의 햇빛 이런 빛은 기다란 그림자를 발생시키므로, 특히 풍경이나 건축사진에 안성맞춤인, 조형성이 강한 조명 법이다. 

역광

거의 주제 쪽에서 카메라 쪽으로 오는 광선이다. 역광은 박진감이 있는 시각적 효과를 내는 데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가장 드라마틱한 조명 법이다. 

단순성 ( 單純性) 

하나의 기술(記述)은 단순하고 직접적일수록 더 명백하고 힘차다. 

주제의 특성은 되도록 많이 추출. 확보하고 나머지 것들은 생략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극단적인 단순성을 지향하는, 기교에 넘치는 어프로치는 물론 패션이나 실내촬영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단순성은, 주제의 종류를 막론하고 그것을 효과적으로 표현하기 위한 몇 가지 보편적인 원칙 중의 하나이므로, 정도의 적절한 조절과 변화를 주면, 다른 어떤 사진 분야에도 적용될 수 있는 것이다. 

콘트라스트 

대개의 사진 가들은 흑백사진을 만들 때, 색채를 해당 밝기의 흑백 톤으로 전환시키려고 노력한다. 그러나 흑백사진은 추상적인 성격을 띠고 있으므로, 이것을 다룰 때에는 힘차고 순수한 흑백의 시각효과가 부각되도록 과감히 덤벼드는 것이 오히려 효과적이다. 상징화가 다큐멘테이션보다 더 중요한 경우에는 , 색가(色價)를 해당하는 흑백 색조로 변환시키는 것보다 흑백의 콘트라스트로 전환시키는 편이 더 현명하다. 특히 구성이 단순하고, 주제의 선과 형태가 분명하고 대담하고 또 힘 있는 경우에는, 순수한 흑백과 약간의 잘 선택된 중간 색조를 결합시킴으로써 시선을 집중시키는 포스터 효과를 낼 수 있다. 

빨간 필터를 끼어 촬영하고 경조(硬調)의 인화지에 인화하면, 토운이 매우 단순화된다. 어떠한 원칙이 반드시 정당화되는 것은 아니며, 또한 그럴 필요가 없는 것이다. 결국 그 원칙을 지켜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진가는 충격적인 사진을 만들 수 있는 좋은 방법을 스스로 포기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클로우즈업 

일반 사진가가 범하는 흔한 실수 중의 하나는 화면에 너무 많은 것을 담는 행위이다. 전형적인 작례는 흔해빠진 풍경사진 (핵심적인 부분이 너무 작게 나와서 결과적으로 효과가 없음)과 전신을 촬영한 인물사진 (흥미의 핵심인 얼굴이 너무 작게 나와서 거의 알아보기 힘들다)이다. 이런 실수의 원인은 카메라 거리가 너무 멀기 때문이다. 


그리고 어떤 사람은 눈에 비친 것을 되도록이면 그대로 필름에 재현시키려고 노력하는데, 이것은 바람직하지 못한 태도이다. 현실을 그림의 형태로 직역하기란 매우 어려울뿐더러, 또 굳이 그렇게 한다 해도 그 결과는 실망시킬 것이다. 

그런 바람직하지 못한 결과를 피할 수 있는 확실한 방법은 이러한 형식으로 묘사하는 일이다. 주제가 풍경인 경우에는, 바위의 모양이나 일단의 나무 같은 특이한 디테일만을 촬영한다. 주제가 사람인 경우에는 얼굴만 크게 클로즈업한다. 바꾸어 말하면 주제에 바싹 접근하여 본질적인 핵심만을 뽑아서 화면에 담고 불필요한 사항들은 절단해 버린다. 주제의 특정 부분만을 클로우즈 업해야 다른 방법으로는 얻기 어려운 시선 집중력을 얻게 되는 것이다. 

클로우즈업 작품의 우월성은? 클로즈업은 평범한 작품과는 달리 주제를 비판적으로 다듬은 표현이다. 다시 말하면 주위의 불필요한 요소로부터 방해를 받지 않는, 응축된 표현양식이다. 그런 까닭에 그것은 보다 단순화된 시각적 표현양식이라 할 수 있는데, 단순성은 힘이나 명쾌함과 통하는 말이므로, 그런 표현은 좋다고 할 수밖에 없다. 클로우즈업은 주제를 실제보다 더 크게 확대한 사진이므로, 질감이나 디테일이 더 생생하게 부각돼 있다. 

 

그러므로 주제는 매우 강렬한 인상을 풍긴다. 왜냐하면 중거리나 장거리의 사진은 디테일이 너무 작게 나와서 효과가 미약하기 때문이다. 중거리 또는 장거리에서 촬영되는 사진은 허다하지만, 클로우즈업으로 촬영되는 사진은 희소하다. 그러므로 희귀한 작품이 흔해빠진 작품보다 남의 눈길을 끌기가 쉽다는 것이다. 

대기(大氣)의 조건 

맑은 날 집 밖에서 촬영된 사진들은 대개가 싱겁다. 그러므로 이색적인 사진을 비교적 손쉽게 만들려면 갖가지 대기의 조건 (아지랑이, 흐림, 안개, 강우, 강설) 하에서 촬영함이 좋다. 물론 일광은 생활을 즐기기 위한 근본적이고도 유쾌한 요소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해가 쨍쨍한 때 찍은 사진은 별로 드라마틱하지 못하다는 것 (아마 일광은 너무 평화로워서 드라마와는 거리가 먼가 보다 )과, 직사광선으로 찍은 사진은 보기에도 신물이 난다는 것은 사진 하는 사람이 체험하는 또 하나의 사실 일 것이다. 야외 촬영의 주제는 주로 풍경과 인물이다. 그 주제들이 이를테면 비 오는 날에 찍히지 않고, 주로 맑은 날에 찍히는 이유는 이렇게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하나는 촬영이 용이하게(광선을 넉넉히 얻을 수 있어서 빠르고 간편하게 촬영이 가능함 )때문이요, 또 하나는 촬영이 안일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이유는 효과가 큰 사진을 제작코자 하는 사람에게서 오히려 구차한 변명같이 들린다. 

약간의 노력과 불편은 결코 이색적인 사진을 얻기 위해 지불해야 할 엄청난 대가가 아니다. 더욱이 연중에는 비 오는 날도 많고 폭풍이 부는 날도 많다. 그렇다면 한 종류의 날씨만을 택하여 인생을 다큐멘트 하다고 해설하는 데서 헤어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비선예성과 끌림 (흐림 ) 

일반적으로 사진은 선명해야 하고, 또 대개의 선명치 못한 사진은 실수로 인하여 생기는 것이지만, 이따금 비선예성과 끌림은 다른 방법으로는 도저히 사진의 형태로 표현할 수 없는 관념성(무형적임)을 상징화하는 데 보탬이 되어 준다. 특히 비선예성은 꿈결에 보는 듯한 초현실감을 자아내며, 사진 적으로 표현하면 지향적인 비선예성(상이 어느 한 방향으로 끌려서 흐릿함 )이라고 부를 수 있는 끌림은 동작이나 속도를 상징한다. 

비선예성은 렌즈의 핀트가 정확하게 주제에 맞지 않는 경우, 혹은 조리개를 아주 크게 열어 놓고 촬영한 경우, 또는 확산 장치(소프트 렌즈)가 사용된 경우에 발생한다. 

끌림은 움직이고 있는 주제를 상당히 느린 셔터 스피드로 촬영하거나, 추사(追寫)할 때에 발생한다. 

 필름의 입자성 

비선예성이나 끌림과 마찬가지로 입자성도 사진의 실수로 간주되는 수가 많다. 그러나 음악에서 불협화음이 바로 그 시끄러움을 통하여 작곡자가 달리는 표현할 수 없었던 어떤 감정을 전해 주는 것처럼 입자성도 옳게 사용되기만 하면 때에 따라서는 추악이나 야만성 같은 관념적인 것을 상징화하는 유일한 수단이 될 수 있다. 인생을 다큐멘트 하려고 노력하는 사진가는 자기의 활동을 인생의 밝은 면에 다가만 국한시킬 수 없다. 

 

그는 때때로 관람자를 자극하거나 분노케 하여 시민으로서의 의무를 자각하도록 해야 하며, 특히 전쟁, 범죄, 비참 등을 취재할 때엔 보는 사람이 공포감을 일으키도록 해야 한다. 이런 표현목적이 있는데도 입자를 곱게 처리한다면, 그런 사진은 매끄러운 사진 같아서 실감이 나지 않는다. 흔히 입자가 거친 사진이 가혹한 현실감(마치 사진가가 위험 속에서 강박관념으로 촬영했기 때문에, 일이 순조롭게 마칠 만한 시간적 여유가 없었음을 암시하는 듯한 )을 주게 되는 것은 그 표현의 조잡성 탓일 것이다. 

요약 

사진을 보는 사람도 사진을 올바로 감상하려면 그에 대한 연구를 해야 한다. 그러나 연구가 시작되려면, 그에 앞서서 사진이 관람자의 눈길을 끌어야 한다. 그런데 남의 눈길 (사진의 범람에 시달리는 대중으로 하여금 곰곰이 감상하도록 해주는 선행조건)을 끌려면, 사진에 특성이 담겨 있어야 한다. 

 

요컨대 눈길을 끌려면 시선을 멈추게 하는 힘이 있어야 한다. 그렇다고 하여 시선을 멈추게 하는 힘만이 사진을 훌륭하게 만드는 요인은 아니다. 보는 사람의 주의를 끌기 위한 경쟁(사진 제작에 불가결한 요소임)에 있어, 집중력은 조명탄(주의를 집중시키는 방편)에 비유될 수 있다. 주의 집중력은 매우 중요한 요소이지만, 사진의 표피적인 이점에 불과하다. 

출처: 사진작가협회